지금 내 휴대폰에는 1,200여 개의 연락처가 저장되어 있다.
그런데 이 중 비즈니스가 아닌 개인적으로 자주 연락하는 사람은 가족까지 다해도
10명이 채 안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나머지 천여 명의 사람들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나는 딱히 모난 성격이 아니라 그동안 속해 있던 모든 곳에서 사람들과 아무 탈 없이 잘 지냈다.
물론 내 주변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부딪혀서 싸우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개인적으로도 꽤 가깝게 지냈다.
하지만 그곳을 떠나게 되면 사람들과도 점차 멀어졌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지만 사실 가끔 문자 하나,
전화 한 통이면 되는 것인데 그게 쉽지가 않다.
먼저 안부를 묻는 게 뭐라고 잘 안되는 걸까.
150명. '던바의 수'라고 알려진 이 숫자는 영국의 인류학자 로빈 던바가
'진정으로 사회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개인적인 숫자'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쉽게 말해 사람이 가장 안정적으로 가질 수 있는 인간관계의 숫자이다.
던바는 조직을 관리할 때 150명이 가장 적합하고,
그 이상이 되면 두 개로 나누어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실제로 과거 원시부족의 마을부터 현재까지의 인간 집단은
150명 정도로 구성되었다는 수많은 증거들이 있고,
16세기 이후 로마 군대 등 역사적으로 가장 최적의
전투부대의 규모 역시 150명 정도라고 한다.
현대 사회에서도 사회적 집단은 150명으로 이루어졌을 때
가장 효율적이라고 보아 많은 기업이나 조직에서
던바의 수를 기준으로 조직 개편을 하기도 한다.
요즘 사람들은 불필요하게 과도한 인맥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다 보니 거의 연락을 안 하는 사람이나 평소 불편한 사람들의 연락처를 지워버리는
인맥 다이어트가 유행하기도 한다.
진짜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들만 챙기기에도 너무 짧은 인생이다.
내 마음의 에너지를 여기저기 허비하기보다는 진짜 소중한 몇 명에게 집중시키고 싶다.
가족이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면, 친구는 내가 선택한 가족이라고 한다.
오늘은 보고 싶은 친구에게 전화 한 통 걸어야겠다.
*유일한의 <이번 생은 틀렸다고 느껴질 때>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