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강해보이기만 했던 아버지께서 뇌졸증으로 쓰러지신지 2년이 지났습니다.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아찔한 느낌이 듭니다.
아침에 화장실에서 쓰러지셔서 몸을 가누지 못하시는 데
너무 놀라 어찌할 줄 몰랐습니다.
180에 가까운 남자인 제가 아버지를 부축해 드려야하는데
오히려 제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허둥 거리는 사이
어머니께서 오히려 정신을 찾으시고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향하게 됐습니다.
응급실에서 홀로 소변도 보시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뇌졸증이 오면 신체 전체의 반쪽이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젊었을 적 보병 장교로서 아시아에서 가장 어렵다는 '레인저 훈련'도 받으신 분이었기 때문에 건강하실 거라고 무심하게 생각했던 제가 밉기도 했습니다.
항상 심장이 약하신 어머니만 챙기고 생각했지 '아버지는 강하니까 괜찮을 거야'하는 생각했던 과거가 후회스러웠습니다.
응급실에서 오만가지 생각이 떠올라 괴로웠습니다.
당시 제가 무직이라 집안 형편이 무척 좋지 않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 취직은 할 수 있을지, 아버지는 어떻게 돌봐드려야할 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는 시종일관 '괜찮다'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가족들을 안정시키셨습니다.
응급실에서 1시간 쯤 흘렀을까..
응급실 담당 의사가 놀라운 눈길로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골든 타임에 오셔서 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빨리 회복 되는 경우는 처음 봅니다"
아버지께서 아까까지 보지 못하시던 소변도 보시고
어렵사리 혼자서 일어나시기도 하는 모습을 보이도 하셨습니다.
추이를 지켜보기 위해 입원수속을 밟고 병실을 옮겼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30년 동안 앓고 계셨던 당뇨병으로 인한 뇌졸증이 의심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동안 아버지께서 적적해 하셔서 같이 음악을 듣고 모처럼만에 부자간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이후로 아버지와 깊이있는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적었던 터라 무척 뜻깊 은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음악을 들으면서 더 아버지와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습니다.
지금은 아버지께서 회복하셔서 생활에 불편함이 없으십니다.
한가지 부탁드릴 이야기가 있다면 다시 한번 아버지께서 연주하시는 기타소리를 함께 듣고 싶다는 것입니다.
핸드폰 다루시는데 어색하셔서 매번 박승화님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문자만 보내시고 당첨을 받지 못하셨다고 아쉬워하시는 아버지께 기타를 선물해 드리고 싶습니다.
신청곡은 세월이가면 입니다

뇌졸증 회복하신 아버지께 통기타를 선물해드리고 싶습니다.
조장우
201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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