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고르바쵸프가 되었어요...
천미경
2019.11.03
조회 95
지난 월요일이었어요.
작년 11월에 30년 다니던 직장을 과감하게 그만두고 집에서 놀게 되었는데
그때 저와 뜻을 같이한 친구3명도 있었죠.
저는 그 백조들과 함께 여기저기 놀러다니며 남들 일할때 노는 기쁨을 누리고
있었고 그날도 번개를 갖자길래 우리동네에 생태공원과 아트빌리지, 예쁜
집들도 많이 생겨서 놀러오라고 했죠.
또한 최근에 경전철이 개통되어 교통도 한층 편해져서 지하철 역에서 기다리
는데 운전하는 친구의 차로 온거에요. 주차할 곳을 찾고 만날곳으로 이동하는데
뜻밖의 사고를 당했어요.
통화를 하며 만날 곳을 설명하던중 방향을 틀었는데 무언가에 양쪽 무릎
정강이에 부딪히더니 앞으로 고꾸러지면서 바닥으로 쏠려서 엎어진거에요.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무지 놀랬는데 양쪽 다리가 너무 아파서 일어설 수가
없는거에요. 창피한거는 생각도 안나고 뼈가 부러진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파서 앉아서 다리를 계속 만지고 있는데 어떤 분이 다가와서 부축해서
겨우 일어났어요. 대체 뭐에 걸려서 넘어졌나하고 봤더니 거리에 바람을
넣어 사용하는 광고판을 보관하는 커다란 통이 길한가운데 버티고 있는걸
못보고 사고가 났더라구요. 겨우 일어나서 친구들을 만났는데 얼굴이 왜
그러냐고 해서 거울을 봤더니 엎어지면서 이마로 바닥을 쓸었더라구요.
그나마 앞짱구여서 얼굴대신 이마에 상처가 난거에요. 먼데서 온 친구들
에게 피해줄까 그냥 와서 구경하고 해서 잘 보내고 저녁에 퇴근한 신랑이
저를 보고 놀래서 자초지종을 얘기하는데 갑자기 웃으며 `너 고르바쵸프
같다`며 막 웃는거에요.
이마 한가운데 상처와 멍이 꼭 그렇게 보여서 저도 같이 웃었어요.
제가 다니는 서실에서 그얘기를 했더니 모두 웃더라구요, 저는 이 얘기 듣고
웃으며 최소한 50살이상이라고 했어요. 이제 조금씩 옅어져서 화장으로 잘
가리고 있지만 만나는 사람에게 설명하다보니 20번은 얘기한거 같아요.
긴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하고, 이제는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할게요.
신청곡은 김현정의 `멍`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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