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1년후 자본금 250만원으로 사업을 해보고 싶다던 남편
28살 실패를 해도 두려울 것이 없었기에 그러라고 했습니다.
1년만에 못하겠다 두손들게 뻔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남자들 술많이 먹고 회사 한번 빠지는거 부지기수라고 하던데 그런일도 한번 없었습니다.
맹장수술을 하고 4일만에 해외출장을 가고..
격주근무는 꿈도 못꿀일이었고, 직원들 쉬는 일요일도 혼자 나가 일하고
좀 길게 캠핑을 다녀오려고 해도 주말끼어 하루다녀오는게 고작인 일상
그렇게 성실함 하나로 16년을 사고 없이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남편이었습니다.
10월9일 빨간날 그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외출준비를 다 하고 나를 보고 있는 남편
"어디가요?"
"회사"
"오늘도? 그냥 집에서 쉬면 안되요?"
"가야지 급하게 처리 해야 할 일이 있어"
남편의 옷자락을 잡아 끌고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날은 그러고 싶었습니다. 좋지 못한 꿈을 꾸었기에...
하지만 아침부터 꿈 얘기를 하려니 찜찜해서 가려는 남편 옷자락을 잡고
"무슨 사장이 맬 그렇게 빨간날 다 나가요?"하며 매달렸지만
"갔다올게, 더 자" 라는 말을 남기고 갔습니다.
남편이 나가고 한시간쯤 지났을때
남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자기야.. 지금 회사로 와 줄수 있어?"
평소 듣지 못했던 떨림의 음성이었습니다.
"응 그런데 무슨일 있어요?"
"내가 손을 좀 다쳤어! 지금좀 와줘!"
"네!"
하고 끊고 옷을 입었습니다.
급한 마음에 얼만큼 다쳤는지 묻지도 못했습니다.
전화를 했습니다. 받지를 않았습니다.
방금전화통화 했던 남편인데 통화가 계속 되지 않았습니다.
왜 전화를 안받지?
손가락이 잘려 과다출혈로 쓰러진건 아닌지? 하며 혼자 별의별 생각을 다하며 도저히 불안한 마음을 어찌 할
수 없어 가면서 119에 신고를 했습니다.
"네 119입니다. 말씀하세요"
"네 남편이 일을 하다 손가락을 다쳤습니다. 빨리 좀 와주세요"
"네 어디입니까?"
주소를 불러주었지만 주소가 나오지 않는다며 재차 묻는 말에 속은 타들어가고
결국 일단 알려준 위치로 출동을 하겠다고 하며
얼만큼 다쳤냐는 질문에 답을 할수가 없었어요T.T
"잘모르겠어요.T.T 남편과 통화후 남편이 통화가 되지 않아요 지금 저도 회사로 가고 있는데 빨리좀
와주세요"
회사와는 15분 거리이지만 그 15분이 지옥의 시간을 걷는거 같았습니다.
회사에 도착해 남편에게 달려갔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남편을 보고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남편은 손을 지혈하고 제게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때 119출동 대원의 전화가 왔고
"보호자분 지금 가고 있습니다 어디로 가면 되나요?"
남편의 고개 저음에
"지금 제가 먼저도착했습니다. 제가 병원으로 가도 될거 같습니다. 출동 하지 않으셔도 될거 같아요.
"아!네 알겠습니다. 그럼 출동하지 않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병원으로 가는동안 본인이 더 놀랬을 남편인데 놀란 저를 달래느라
" 나 괜찮아.. 손끝 조금만 다친거야 걱정마~ 병원가서 소독하고 살짝
꾀매면 돼~ 그러니 천천히 가~"
"사무실가서 사무업무 보려다 현장 잠깐 내려가서 물건 하나 만진다는게
이리 됐네. 사무실 먼저 갈걸..그럼 우리 자기 이렇게 놀랄일 없었을텐데..
그치?ㅎㅎ"
웃는 남편이었지만 그게 진짜 웃음이 아니라는걸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병원에 도착해서 본 손가락은 남편이 말한거보다는 심각했습니다.
손끝 뼈가 골절이 되었고, 피부는 다 뭉개졌고...그냥 꾀매는 정도의 시술로는
불가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휴일이었기에 당일 수술이 불가하고 다음날 가능하다고.....
24시간내에 수술을 하면 괜찮으니 걱정말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이 있었지만...
손가락이 괴사가 되면 어쩌지?
피부가 재생 불가가 되면 어떡해? 그러면 손가락 다 절단해야 하는거 아냐?
인터넷을 뒤져보면 8시간내에 접합을 해야 한다는 글들이 보였고
정말이지 불안한 마음은 어찌 할 수가 없었고 피가 말랐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일은 수지접합으로 손꼽히는 병원이었기에 믿고 기다리며
조금이라도 빨리 수술을 할 수 있게 간호사님들께 재촉하는 일 뿐이었습니다.
무지구 피판술 - 잘려나간 손가락을 손바닥에 접합시켜 잘린 손가락의 피부재생을
도운후 피부가 재생되면 손가락을 손바닥에서 제거하면 완료 되는 수술
남편의 수술 방법은 이랬습니다.
남편은 10월 10일 1차 수술을 받고 11일차 입원을 하고 있습니다.
수술 2틀후 급한 회사 일이 있다며 잠시 다녀 온 남편이었습니다. T.T
"당신 하늘에서 좀 쉬라고 말하는거에요. 쉬어도 된다고 쉴 자격 있다고 그러니
회사는 잠시 잊자! 다 나을때까지 푹 좀 쉬어요"
이렇게 남편은 회사와 거리를 좀 두고 11일째 쓴 휴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25일 2차 수술을 받을 예정입니다.
그후 일주일을 더 입원을 해야 하구요.
매일 병원을 가면서 생각합니다.
감사하다구요.
남편의 손가락 전체가 절단되지 않고 손끝마디만 그리 된것에 감사하고
수지 접합 병원이 근처에 있음으로 병원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됨에 감사하고
16년만의 긴 휴가를 보내는 남편...................곁에서 함께 웃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내로또 내사람 내편 형식오빠 사랑합니다.
퇴원후에는 달콤한 휴가를 보내요 우리~
남편이 좋아하는 곡입니다.
비쥬의 "누구보다 널 사랑해"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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