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35년 세월을 끝내고
지난 9월부터 은퇴자가 된 남편이 강화에 작은 집을 마련해
농사일을 시작했습니다.
45년만에 고향으로 다시 왔다고 남편은 좋아라하고
저는 수원에서 아이들과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졸혼 이야기가 유행처럼 되어가는 요즘
주말부부는 천운(天運)이라고 부럽다고 친구들은 말하지만
막상 헤어져보니 때때로 쓸쓸해지기도 하는 요즘입니다.
남편은 새로운 시간이 퍽 행복한가 봅니다.
건조한 성격인데 밤이면 별이 아름답다고, 아침이면 아침햇살이 좋다고
하루종일 93.9를 고정해놓고 텃밭에서 일하는 재미가 쏠쏠하다합니다.
야구하는 날이면
저의 간섭없이 온전히 시청할 수 있어 좋다고 하고...
한 달이 지나고 나서야 여기 신랑이 있는 강화에 왔습니다.
시골살이를 싫어하는 저도 요즘 여기 빠져있어요
둑길에 산국화향이 가을내음을 물씬 풍겨주고 있고
노을이 지는 하늘엔 철새들의 비상이 실루엣으로 아름다워요.
바람내음도 도시와는 다르고
아주 작은 소리와 움직임도 행복합니다.
이제 자주 와야지 하는 마음으로
신랑의 새로운 시작을 지지하고 싶어요.
지금도 신랑은 이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양파파종하는 중이며
저는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행여 이글이 방송되면 '어 이게 뭐지!'할 표정을 상상하며 .
두서없이 써 놓고 그냥 행복합니다.
그리고 이런 시간 음악들을 수 있게 해주심도 정말 감사합니다.
음악신청 - 윤도현의 나비
이 적의 다행이다
* 혹시 선물 주실 수 있으면 크루즈 여행하고 싶습니다.

은퇴 후에 시작
이옥경
2019.10.23
조회 76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