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수술
김은경
2021.01.19
조회 122
안녕하세요. 승화님,
지난 달에 어머니께서 어깨 수술을 받으셨어요.
젊은 시절 가구 공장이며 화장품 공장에서 일하시면서 어깨를 많이 쓰셨고,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녀서 그랬나봐요.
어깨에 뼈가 자라서 신경을 건드린다고 해서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그런데 어깨를 움직이지 못하니까 앉았다 일어설 때나 사소한 동작에도 허리에 힘이 들어갔나봐요.
지금은 어깨보다 허리가 아프셔서 매번 부축을 해드려야 해요.
아파야 우리 몸이 하는 일을 알 수 있듯, 어깨가 아프시니 치약 하나도 짜 드려야 했어요.
처음에는 그럭저럭 병간호를 했지만 스무날이 지나면서 잠을 설치고, 늘 어머니 곁에 붙어 있는 것이 여간 답답하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어머니께 짜증을 내는 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어머니께서 '나 때문에 네가 고생하는구나' 하시면서 앓는 소리를 안 하시려고 이를 악 물고 참으시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후회했는지 몰라요.
만약 제가 수술을 하고 누워 있으면 어머니께서는 저를 살뜰히 간호하셨을 거에요.
밥을 떠먹이는 것은 물론 얼굴도 닦아주셨겠지요.
그런 생각을 하니 어머니께 너무도 죄송했어요. 낳아서 기저귀 갈아 가며 귀하게 키워주셨는데 겨우 며칠을 못 참고 짜증을 내는 제 모습이 한심했습니다.
승화님,
어머니께서 나으실 때까지 어머니 은혜를 갚는다 생각하고 정말 잘 보살펴 드리려 합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 그 말이 맞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겠어요.
그래도 어머니께서 제게 주신 사랑의 십만분의 일도 갚지 못할 거에요.
살아 계실 때 잘 하겠습니다.
임희숙의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 신청합니다.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