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마친 아들에게
이미연
2020.12.04
조회 149
아들이 어제 수능을 봤습니다.
마지막까지 무사히 시험만 잘 치룰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했는데,
다행히 별일 없이 잘 치루고 나왔어요.
어둠은 금새 내려와 깜깜해진 고사장 밖에서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이
어찌나 길던지요.
아이가 어떤 표정으로 나올지 초조해하며 울면서 기다렸는데, 다행히
웃으며 나와주어서 너무나 감사했답니다.
점심으로 싸준 도시락도 거의 먹지 않았더군요.
아직 수시 논술이 남아 있어, 오늘도 쉬지 못하고 수업을 듣고 있는 아들이
너무나 짠하면서 가엾습니다.
갑자기 라디오를 듣다가 생각이 났어요.
중학교때 어느날 아들이 기타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애들아빠랑 저랑 지금 무슨 기타냐고, 공부해서 대학가면 배우라고..
잘라버렸던 게 생각이 나네요.
초등학생인 여동생이 밴드부에서 기타를 치는데 아빠가 옆에서 기타 봐주고
있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생각도 나구요.
큰애한테는 유난히 미안한게 많은 것 같아요.
12년 동안 긴시간 고생해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해준
아들에게 사연을 보내 선물로 받은 기타를 선물해주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사연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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