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과 신청곡..... 내 사랑하는 아들,딸들아!
김영자
2020.11.28
조회 150
해마다 김장철이 되면 저희집은 부산해집니다.
저희집 애들이 엄마 김장담그는걸 도와주겠다고 오니 말입니다.
하나같이 다들 효자,효녀입니다.

남편이 애들 어릴때 교통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버려
저는 너무나 무섭고 두려웠습니다.
'여보! 아는사람 하나 없는 이 삭막한 서울에서 나는 누구를 의지하고
살아요?
당신믿고 서울에 올라왔는데 아이들만 저한테 맡기고 혼자 눈을 감으면
어떡해요?
일어나요. 여보! 눈 좀 떠봐요.
애들이 눈에 밟히지 않나요? 모진사람!'
한마디 말도 없이 몰인정하게 병상에 누운 남편을 보며 전 눈물로
하소연을 했습니다.
남편과 저!
워낙 가진거 없이 시작했기에 형편이 넉넉치 못했어요.
남편이 많은빚이 있다는 것도 너무 늦게 알았고 저는 남편의 죽음과
빚을 다 떠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섯아이를 데리고 여관을 전전했죠.
언니가 저를 가장 불쌍히 여기고 저를 끔찍히 아껴줬어요.
언니도 원래 인정이 많은 사람이라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해요.
언니가 돈을 더 주는 날에는 전 우리 애들과 따뜻한 찜질방에서 잘 수가
있었죠.
찜질방 주인 아주머니는 젊은 새댁이 참 안됬다고.
남편은 뭐하냐고....
사정얘기를 하면 혀를 끌끌 차셨죠.
제가 안 되 보이셨는지 찜질방 주인아주머니는 먹을거 더 챙겨주시고
돈도 적게 받으셨어요.
어찌나 감사하던지....

애들 둘만 잠시 보육원에 맡긴적이 있는데
애들을 다시 찾는데 무려 십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습니다.
사는것에 쫓겨 일년에 한 번 보육원에 가면 애들은 훌쩍 자라 있더라고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더니 엄마를 보고도
부끄러워하며 보육원 원장님 뒤에 숨는 첫째,둘째가 너무나 불쌍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했죠.
엄마라도 잘 살면 이렇게 우리가족 뿔뿔히 흩어져 안 살아도 되는데..
아이들을 부둥켜안고 전 한참을 울었습니다.
원장님도 많이 우셨습니다.

나중에 방한칸짜리 월세방을 구해 애들을 다 데려왔는데
애들은 '엄마! 우리 집이야! 우리도 집 생겼네.
이제 잠자리 구하러 밤늦게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겠다.
엄마! 감사합니다. 너무 행복해요!'
그렇게 말해주는 큰딸이 너무나 고마웠죠.
'엄마! 우리집은 왜 이렇게 작고 초라해?' 그럴줄 알았는데
엄마 마음을 제일 잘 알고 엄마 기분 좋으라고 좋은 말만 해주니.
그래서 엄마 마음을 제일 잘 이해하는 게 딸인가 봅니다.

조금 있으면 크리스마스인데 우리 애들 그리고 저!
행복한 크리스마스 맞으시라고 박승화 디제이님이
따뜻한 말씀해주세요.
꼭 부탁드립니다.

유리상자 - 순애보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